섬진강 최고의 놀이는
달밤에
머리만 둥둥 물위에 내놓고
다슬기 잡는 것이다.
낮동안 데워진 강물은
뜨뜻하여
춥지도 않고
이번 모임(8, 9일 부부동반)에는
부부가 가장 많이 잡은 팀과
잡은 다슬기중 가장 큰 다슬기를 잡은 팀
두팀에게 선물을 준다고 하였다.
달빛을 받아
뿌연 물안개 사이 사이로
여인네 등허리 곡선같은
아니
둔부같은 그런 산들이
병풍처럼 펼쳐진 곳
그곳에서
"야! 정말 큰 다슬기 잡았다."
"당신은 뭐해, 빨리 잡아야지."
"아이, 왜 없는거야."
" 철수씨(나의 남편)는 어디 간거야. 혼자 다 잡는 것 아냐?"
"빨리 이리로와, 이곳 많이 있어."
"거기 빠져 죽을까봐 못가, 이곳에서 잡을래."
"뭐야, 비닐 봉지에 물만 가득하네."
이렇게 물속에서 논지 30년도 넘었다면서
여름밤 강물위에서
왁자한 웃음 터트리면서 한시간 남짓 지났을까?
상품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하여튼
상품에 조금씩 욕심도 내가면서
더듬더듬 잡았을 그 다슬기를
한 곳에 모으니
사람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가 다시 느끼는 그런 순간이었다.
12명이 잡은 다슬기가
2Kg 남짓 되었으니 말이다.
이 다슬기를 밤새 물에 담가
깨끗이 씻어
다음날에는 된장도 조금 풀고
간장과 소금을 조금 풀어
끓인 후에
얼큰한 풋고추 손으로 툭툭 분질러 넣고
마늘을 다져넣고
호박도 송송 썰어 넣어
해장국을 끓일 것이다.
결국
상품은 이곳을 잘아는
나의 남편에게 돌아갔다.
당연한 일일 것이다.
상품은
헤드렌턴.
이곳에 올때 랜턴을 하나씩 가져오라고 하니
친구 중 한사람이
물속에서 랜턴을 들기 어려우니 머리에 써야한다고
준비해 왔는데
내가 말하기를
"야! 이 랜턴 내가 꼭 필요한 것인데....."
라고 부러워했었는데
그 랜턴을 나에게 주고 싶었었나보다.
남편은 양도 많이 잡았지만
크기 또한 누구것에도 비할 바가 아니었다.
사실
이곳이 다슬기가 많이 나는 곳이기는 하지만
이 다슬기를 잡으려면
모든 것이 잘 맞아야한다.
만일 비가 많이 내리면
물살이 급하고 흙탕물로 변해서 잡을 수 없고
날씨가 추워도 잡을 수 없으니
늘 이곳에 살아도
다슬기 잡은 것은
손꼽을 정도이다.
이번에 섬진강에 올 친구들은
혹시 다슬기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 수 있으니
랜턴을 하나씩 준비해오기 바란다.
랜턴으로 물속을 비추면
바위에 붙은 다슬기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섬진강에서 만날날을 기다리며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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