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ㅁ 사소한 행복 ㅁㅁ/ㅁㅁ -- 나의 글

[스크랩] 함께 죽을 각오!!!

아리랑33 2006. 7. 18. 22:05

몇년전

컴퓨터로 고스톱을  치다가 아들로부터

'고톱폐인'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그런데

오랫동안 치지 않던 고스톱을 치게되었다.

 

대학에 다니는 아들녀석이 방학이라 집에와서

'한게임'을 바탕화면에 깔아놓은 거였다.

 

옛날 생각에

클릭을 하게 되었는데

한게임은 매일 일정시간이 지나면 ' 게이지'가 모두 소멸되어

돈을 주고 게이지를 사야한다.

 

게임을 하다보니 게이지가 소멸되자

차라리 잘 되었다 생각하고 그날은 고만 두었다.

 

다음날

컴퓨터에 앉았는데 다시 또 한게임이 눈에 들어온다.

다시 클릭하여 게이지가 다 소멸될때까지 게임을 하였다.

 

잘못하여 오른쪽 가슴한쪽이 모서리에 닿았는데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다.

왼쪽 가슴을 만져보니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오른쪽 가슴은 만지면 만질수록 더욱 통증이 크게 느껴졌다.

 

'이거. 혹시 암 아닐까?'

이 생각을 하자 스멀스멀 온갖 잡념이 다 생겨나는 것이었다.

 

당장에 남편에게 가서

"나말야, 유방암인가봐, 만지면 너무 아파."

"너무 걱정하지 말고 내일 병원에 가서 진찰해 봐."

 

컴퓨터를 다시 켜고 ' 유방암의 증상'을 살펴보았다.

유방암은 통증이 느껴지지 않고

유두에서 분비물등이 나온다고 적혀있었다.

조금 안심은 되었지만 당장 검사를 해보리라 생각했다.

 

사실 이년전에 나왔던 공무원 신체검사를 하지 않았는데

후회가 되기도 했다. 마침 이번에 또 신체검사통지표가 나왔는데....

 

 

다음날 학교에서도 가끔 가슴을 만져 보았으나

통증은 더욱 심해지는 듯 하였다.

 

 도서실에 놀러온 학생들에게

니네들이 나를 스트레스 받게하여 내가 암에 걸린 것 같다고 했더니

 

"아이! 무슨 암에 걸려요? 혹시 자궁암이나 유방암아닐까요?

선생님 나이에는 그런 병에 잘 걸린대요.

맞다. 아까 선생님이 가슴을 만지면서 얼굴을 찡그리던데

유방암아닐까요?"라면서 장난을 하는데

 

그래도 나는

"아냐! 니네때문에 하여튼 스트레스로 병에 걸린 것 같아."

 

"그래요? 그럼 빨리 진찰해보세요."

이제는 사뭇 진지하게 다가온다.

 

그날

당장 검사를 하였다.

지금까지 유방암검사는 한번도 하지 않았었는데

유방을 커다란 쇠덩어리로 누르면서 X레이를 찍었다.

 

이주일 후에 결과가 나온다고 하지만

빨리 해 줄 주 없느냐 하였더니 일주일만에 통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날 남편이 늦게 들어왔다.

하루종일 전화해도 받지 않았다.

 

" 당신은 내가 걱정되지도 않아? 내가 어제 아프다고 했잖아.

만일 내가 암에 걸리면 당신도 내가 괴롭혀서 못살줄 알아."

남편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내가 걱정되지도 않았느냐고!.......... 병하야! 엄마가 스트레스 받겠니 안받겠니?"

 

"받을 것 같아요."

아들은 기어들어가는 조그마한 소리로 말한다.

 

" 남자들은 다 그래. 그러니 스트레스 받지 말고 살아."

 

" 하여튼 내가 병에 걸리면 그때는 함께 죽을 각오해야 해. 그러니까 지금 잘 해."

 

이렇게 말하는 나 자신이

어이없기도 하였지만 꼭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과거에는

"만일 내가 아파서 먼저 죽게되면,

내가 당신에게 멋진 여자 소개시켜주고 죽을게."라고 얘기했었는데.....

 

학교에 가서 도서실 도우미 어머니에게

통증에 대해 얘기 했더니

'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말로만 들어보았기에 그 고통을 나는 잘 모른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 보니 등뒤의 통증이 좀 아래로 내려간 것도 같았다.

 

정말 '담'인 것 같았다.

며칠전 시골에서 풀을 뽑고 나니 어깨가 뻐근했는데

거기에 연 이틀간 키도 맞지 않은 컴퓨터로

장시간 게임을 하였으니 무리가 온 것같았다.

 

'좀 젊을 때에는 하루에 몇시간을 게임해도 괜찮더니만.......'

'정말 이제 나이를 먹은 것 같다.'

'그러게 놀아도 젊어서 놀아야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오늘 나의 가슴을 다시 이곳저곳 눌러본다.

거짓말 처럼 통증이 없다.

 

덕분에 건강검진을 하였지만

며칠 뒤에 나올 건강검진이 마냥 기다려지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 또 좋지 못한 증상이 발견되면 어쩔 것인가.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까?

 

어제 순창에서 닭을 잡아 돌아오는 중

다른 사람이 장어구이를 사준다고 전화가 와

그곳에서 장어를 먹고

대리운전을 시켜 집으로 돌아오는 중

성옥이에게 한마리 주기위해 잠깐 집앞으로 나오라 했는데

성옥이 남편이 나와 기다리고 있는 거다.

 

집으로 돌아오는 중

"백사장(성옥이 남편) 참, 착해."

"왜?"

"아내 생각해서 대신 나와서 기다렸잖아."

"엉! 그런 걸 다 아시네.......... 당신 같으면 감히 생각지 않을텐데..........사랑하는데 뭘 못해줘.

앞으로 나한테 절대 화내지 않기다. 알았지~ "

 

요즘 부쩍 자기주장이 강해 나랑 시시콜콜 부딪치는 남편에게 쐐기를 박는다.

 

친구들아!

건강할때 정말 건강 조심하자.

정말

살아있는 지금이 축복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살자....................

출처 : 군산여고51
글쓴이 : 김인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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