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이 취옹을 만나 나눈 대화이다.
"사람이 자유하게 된다는 것은 무얼 말함입니까?"
"마음과 몸이 그 얽매임에서 벗어난다는 뜻이다."
"마음과 몸이 그 얽매임에서 벗어난다함은...."
"만상이 품은 바 그 원래의 뜻을 바라봄이다. 세상은 온갖 뜻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우리 마음은 스스로 꾸미고 지어낸 온갖 거짓과 헛것에 얽매여 그 아름다움도 착함도 참됨도 거룩함도 보지 못한다. 오직 자유해진 마음만이 그것들을 볼 수 있는데 그 봄은 또한 만듦이기도 한다. 원래 거기에 있었으나 아무도 보지 못함은 없음과도 같으니, 그 없음은 그런 봄을 얻어야 비로소 온전한 있음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원래 시 하는 것은 그러한 봄이지만 본자 하지 짓는다 하는 뜻은 실로 거기에 있다."
"몸은 시를 얻어 어떻게 자유하게 됩니까?"
"그 그윽한 경지에 이르면 몸은 사로 잡혀 있는 형체에서 벗어나고 갇혀 있는 시간에서 벗어나며 묶여 있는 공간에서도 벗어난다."
이 책은 시인이 시인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진정한 시인이 되는 것 그리고 시인으로 살아가는 것에 관한 탐구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김삿갓 '김병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실 저 너머에 숨겨진 그의 탐구를 통하여
현실에 발을 붙이고 살면서 일탈자로서 살아가야 하는 시인의 고뇌를 엿보게 해준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고 소개가 되어있지만 결코 녹녹하지 않은 책이다.
어디 시인만이 그렇겠는가.
세상사 모든 삶이 다 녹녹하지 않은 삶이고
그런 녹녹하지 않은 세상 안간힘 쓰며 사는 것이
어쩌면 세상 일 모두 버리고 바람처럼 사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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