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편의 시같기도 하고, 소설같기도 하고, 동화같기도 하고, 수필같기도 한, 어쩌면 각 장르의 요소를 골고루 갖춘 책이라고 말 할 수 있다.
21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각 이야기 하나 하나가 각기 다른 메세지를 전달하면서 자연스럽게 '관계'라는 하나의 틀 속에 정리된다.
우리는 수많은 관계를 맺으며 생활한다.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회, 인간과 기계 등등.
이 관계를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는 모든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아름다운 관계를 맺을 것이다. 뜨거운 물 한방울도 미물이나 풀이 죽을까 마당에 뿌리지 못하는 마음이 되는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며 내내 행복했다. 아니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했던 이야기를 작가는 결코 지루하지 않고 감동적으로 우리 앞에 속삭여 준다. 그렇기에 이 책은 짧지만 결코 짧지 않은 여운과 쉽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감동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어제 비가 왔는데 나도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하려한다.
나의 아이들은 고등학교 1,2학년이라서 자율학습 끝나고 집에오면 저녁 10시가 넘는다.
먼저 고등학교 1학년인 아들이 비를 맞고 집에 왔다. 아이가 올때쯤 되어 우산을 가지고 버스내리는 곳에 갈까말까 망설이는 중에 아이가 온 것이다. 나의 어린시절을 떠올려 보면 나는 비가 오는 날을 가장 싫어 했던 것 같다. 그때는 가난했던 시절이었고 많은 가족이었던 우리집은 성한 우산이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늘 비를 맞고 학교가고 또 집에 돌아오곤 했는데 어느날에는 동생이나 언니가 우산을 가지고 학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가족의 소중함을 어느때보다 깊이 느끼곤 했었다.
"누나 곧 올텐데......" 나는 아들을 바라보며 말을 했다.
아들은 비 맞은 옷도 갈아입지 않고 바로 우산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나는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혹시 엇갈리면 어쩌나.'
조금있다가 딸 아이가 라면상자의 한쪽을 찢어 머리에 쓰고 들어왔다.
"어! 병하 못 보았니? 조금 전에 우산가져다 준다고 나갔는데."
"그래요? 몇 분쯤 되었어요?"
"약5분쯤 되었나?"
그러자 딸아이는
"엄마! 기다리는 동생 생각해서 다시 교복입고 가방메고 비맞으며 찾아보아야겠어요. 그래야 기다리는 동생이 실망하지 않겠지요?"
그러면서 가방을 멘 채 다시 밖으로 나갔다.
딸아이는 동생을 찾으러 갔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따로 따로 집에 왔다.
그렇다. '가족'이란 얼마나 소중한가. 가족이 아니었다면 이런 감동을 어떻게 경험할 것인가?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가족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고 내가 교사인만큼 나와 학생들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았다. 학생들은 나에게 있어 참으로 소중한 존재이다. 이 학생들 때문에 나의 가정을 잘 꾸려 나갈 수 있고, 또 나의 존재가치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와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았다. 아! 어린왕자에 나왔던 것처럼 그 관계를 연결짓는 순간부터 그저 다른 '남'이 아니라 비로소 내 존재속에 들어오는 참으로 빛나는 또다른 '내'가 되는 것이다. 오늘부터 '관계'가 나의 화두가 될 것 같다.
(이글은 정읍중학교 독서카페에 몇년전에 올려놓았던 것을 퍼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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