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2일 방학.
항상 방학이 되기전에는 온갖 계획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막상 방학이 시작되면 아무것도 하지않고
지나고 나면 아쉬워한다.
올해 여름방학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22일 방학하면 23일부터 27일까지만 나에게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28일부터 8월 1일까지 목공연수
8월4일부터 8월8일까지는 보충수업
그리고 그 이후는 딸 아이 산후조리.
그렇기 때문에 23일부터 27일까지 4일간 의미있는 일을 하리라 생각했다.
그 첫번째로 섬진강자전거길을 걷기로 정한 것이다.
집 뒤로 섬진강 자전거길이 있는데 임실섬진강 댐에서 시작하여 광양까지 154km의 길이다.
우리집은 제1코스 구간에 해당한다.
혼자서 여행이란 걸 다녀본 적이 없는 나는
남들은 자전거로 여행하지만 오로지 두발로 걷기로 한 것이다.
우선 우리집에서 출발을 한다.
여름은 바야흐로 절정에 달하고 창앞에 있는 참나리 루드베키아 그리고 백일홍, 무궁화가 한창이다.
물한병 달랑메고 떠나기전 사진한장 찍는다. 수 많은 사람들 그러니까 연인들 또는 홀로, 또는 부부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다닐때마다 얼마나 부러워하였던가. 우리집 앞 강변이 아름다운지라 이 자전거길만 따라가면 아름다운 강변의 모습을 모두 볼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 그 뜨거운 여름날 시작을 한 것이다.
조금 지나 늘 보고 지나는 강변을 사진에 담아본다.
구미교가 있는 구미마을은 양씨집성촌인데 그 양씨가 600여년전부터 집성촌을 이루게 된 내력이 적혀있다.
시작은 산뜻하였다. 구미를 지나 시목마을 그리고 우계마을을 지나고 평남에 도착하였다.
아침 8시에 출발하였으니 꼬박 2시간동안 걸은 것이다. 1시간에 3KM를 걷는다. 그러니 이곳까지는 6KM정도 될 것이다.
그곳에 가는 길에 망태 버섯을 만났다.
그곳의 정자에 쉬면서 구송정 유원지 이야기를 읽어본다.
이야기를 읽다 보니 구송정에 가보고 싶었다. 그랬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욕심의 끈을 붙잡고 있는 나는 오로지 자전거길을 얼마만큼 갈 수 있을까?라는 일념하에 또 다른 좋은 기회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저 서울에서의 여행처럼.
어쨌든 다음기회에는 반드시 이 구송정유원지를 가볼 것이다.
계속 걷고 또 걷는다. 구름한점 없는 하늘. 강변은 지난번 내린 비로 갈대가 쓸려있고 쓰레기들이 걸려 있었다. 우리집 앞 강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렇게 또 한시간을 걸었다. 남편이 태어난 관평마을이다. 그늘도 없고 뭐 맛있는 것 사먹을 곳도 없다. 체계산휴게소라고 써있어서 기대를 가지고 찾아갔지만 문은 닫혀 있었다. 다시 또 걸을 수 밖에 없다. 이곳부터 저 향가 유원지까지는 15KM. 마음 같아서는 그곳까지 걷고 싶다. 경자로부터 어디까지 갔느냐는 전화가 온다. 어쨌든 다음 쉼터가 나타날때까지 걷기로 한다. 그렇게 다시 30분정도 걸으니 내가 잘 가던 알곡매운탕집이 보인다. 나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궈져 있다.
알곡매운탕집에 있는 적성면 안내도를 들여다 본다.
저 사진에 나온 강변(북대미 우리집부터 현 위치까지 ) 약 10KM를 모두 걸은 셈이다.
오늘의 여정을 여기에서 접는다. 그리고 양사장님에게 전화한다. 순창에 나가 콩나물국밥을 먹었다.
다음번 여행은 강변길도 걷지만 강변길만을 고집하지 않으려한다. 적성은 내가 잘 알고 있기에 강변을 걸어도 아쉬움이 없었지만 다음에 걷는다면 강변길과 마을길을 함께 걸으려 한다. 다음 행선지는 이 곳부터 향가 유원지까지. 이곳부터 약 12KM 남짓이니까 그때에도 꼭 이만큼 걸으면 될 것이다. 발바닥에 물집이 잡혔다. 7월 23일.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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