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생일은 어느날 갑자기 예고도 없이 찾아온다.
아니 어느날 갑자기라는 말은 어쩌면 갑작스럽게 당한 일에 대한 핑계인지도 모르겠다.
자녀들이 성장해갈 때
난 늘 입버릇처럼 한 말이 있다.
"아이들 일찍 결혼시키고 훨훨 자유롭게 날아다닐거야."라고.
사실 아이를 키울때도 난 별로 아이들에게 해준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식들이 나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그래서 빨리 자녀들을 결혼 시키면 모든 나의 숙제들이 사라질 것 같았다.
그래서였을까?
딸 아이도 쉽게 결혼을 결정하였였다.
그런데
아들이 여자친구 만나러
그 먼 부산에서 뻔질나게 전주에 들락거릴 때부터 알아보았어야 했다.
나는 시골에 있기에 아들이 전주에 온 줄도 몰랐었다.
휴일에 뭐하는지 궁금해서 전화를 하면
전주에 왔다는 거였다.
그때마다 배신감 아닌 배신감을 느끼면서
전화한통도 하지 않은 아들에게 뭐라하곤 했다.
그때마다 아들은
엄마 아빠가 시골에 있으니까 전화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는 거였다.
내심 걱정이 된 나는
"너는 학위를 딸 때까지 절대로 결혼을 시키지 않겠다."라며
무슨일이 일어나면 안된다는 것을 누누이 강조하곤 하였다.
그런데 한달전 아들로부터 전화가 왔다.
지금 전주에 왔는데 엄마도 좀 전주에 나와달라는 거였다.
순간 뭔가 일이 일어났음을 직감하였다.
그로부터 그 다음주에 양가부모 상견례하고
그 다음주에 웨딩사진 찍고
그리고 바로 지난주 5월 25일 일요일에 결혼식을 올리기에 이르렀다.
정확히 한달만에 결혼식을 한 것이다.
2~3년동안 며느리는 친정집에서 마련한 집에서 살기로 하고
아들은 주말마다 부산에서 전주간을 오가야한다.
처음 아들의 전화를 받았을 때에는
아직 공부를 하는 학생이기에
화가 나서
삼년뒤 졸업하고 나면 결혼시켜주겠다고 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차라리 잘되었다. 빨리 결혼시키고 정말 자유롭게 생활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날 갑자기라는 말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늘상 자녀들 빨리 결혼시키고 싶다는 말을 달고 살았더니
그 말이 이루어졌다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명퇴를 신청하였기에 진실로 편안하게 생활할 것 같기도 하다.
아들이 박사학위를 무사히 따고
좋은 직장을 잡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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