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ㅁ 사소한 행복 ㅁㅁ/ㅁㅁ -- 나의 글

3년 동안 정들었던 고양이

아리랑33 2012. 5. 14. 10:03

지금부터 3년전

옆집 고양이가 우리집에 가끔씩 놀러오기 시작했다.

음식이 남으면 가끔씩 주다보니

아주 우리집에서 사는 거였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날

창고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났다.

늘 보던 고양이는 밖에 있는데

이상한 일이었다.

창고에 들어가 살펴보니

세마리의 새끼 고양이가

있었다.

울기도 하고 돌아다니는 것을 보니

아마 한달쯤 된 것 같았다.

신기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여 한동안 그 고양이를 들여다보며 살았다.

그렇지만 고양이 숫자가 너무 불어나는 것이 걱정이 되어

세마리의 새끼 고양이를 다른집에 분양해 주었다.

 며칠간 고양이는 울며 다녔다.

 

다음해에 다시 여섯마리의 고양이를 낳았다.

어미 고양이의 배가 불러오자

우리는 새끼  낳을 자리를 마련해주었었다.

한달쯤 지나 다시 여섯마리의 고양이를 분양하였다.

그런데  두마리를 데려간 면장님께서

한마리는 다시 그 다음날 데리고 왔다.

밤새도록 울어서 다시 데려 왔다는 것이다.

검은 새끼 고양이.

그렇게 되어 두마리의 고양이가 우리와 함께 했다.

다른집으로 분양간 고양이는 특별히 고양이를 사랑해줄 곳을

찾아 분양했던 터라 끔직한 사랑을 받았다.

심지어 면장님 사모님은

그 고양이 때문에 어디도 가지 못하고

행여 집을 떠날 때에는 예쁜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셨다.

그럴때마다 우리는 검은고양이를 보면서 말하곤 했다.

 

"너도 저 집으로 갔으면 좋은 대우 받고 살텐데

우리집에 살면서 음식찌꺼기를 먹으며 산다고....

그러나 엄마하고 있는 편이 더 행복한지도 모르겠다고.

아니 이 넓은 시골집에서  엄마와 함께 맘껏 뛰어 다니며 사는 것이 행복일  것이다."라고.

 

다시 올해 봄 4월 다시 또 세마리의 고양이를 낳았다.

한달쯤 지나니 이제 제법 돌아다니기 시작하여

고양이 천국이 될 것을 우려한 우리는

다시 분양해갈 곳을 찾았다.

마침 시어머니께서 고양이 분양할 곳을 찾았다 해서

틈새에 숨어있는 고양이 새끼를 간신히

박스에 담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박스 주위를 어미 고양이가 울며 맴돌았다.

전주로 떠나기전 트렁크에 그 박스를 넣고

다시 다른 물건을 넣고 전주로 떠났다.

그런데

트렁크를 열자마자 언제 탔는지 모르는 어미 고양이가

쏜살같이 달아났다는 것이었다.

어미의 애끓는 정이 가슴에 저려온다.

 

중국이 여러 나라도 나뉘어 있던 시절.
진(晉)나라의 환온(桓溫)이라는
사람이 옆 나리인 촉(蜀)나라를 정벌하기 위해 여러 척의 배에
군사를 나누어 싣고 가는 도중
양쯔강 중류의 협곡인 삼협(三峽)이라는 곳을 지나게 된다. 
이곳을 지나면서 한
병사가 애기원숭이 한 마리를 잡아왔는데

그 원숭이 어미가 환온이 탄 배를 좇아 백여 리를 굽이굽이 뒤따라오며 슬피 울었다.

그러다가 배가 강어귀가 좁아지는 곳에 이를 즈음에 그 원숭이는 몸을 날려 배 위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배에 오른 원숭이는 힘 한 번 쓰지 못고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이를 이상히 여긴 병사들이 죽은 원숭이의 배를 가르자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있었던 것이다.

애간장이 끊어진다는 말은 여기에서 유래되었는데

아마도 고양이의 애간장도

세번은 끊어졌으리라. 

상점에 새끼 고양이를 주었기 때문에

아마 그 상점에서 새끼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리면

돌아올 것이라는 주위 사람들의 말로 위안을 삼아본다.

이제 집에는 지난해에 다시 돌아온 검은고양이만 남아있다.

아니

옆집 노란고양이 두마리도 우리집에 늘 들랑거리고

우리집에 살던 어미고양이때문에 늘 쫓겨다녔는데

이제 그 어미가 없는 사이 다시 우리집의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어쨌든 어미고양이가

그 새끼들을 만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혼자 남은 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