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ㅁ 사소한 행복 ㅁㅁ/ㅁㅁ -- 나의 글

두부한모

아리랑33 2021. 9. 3. 01:47


#일상이야기
#두부한모
여름내내 메밀콩국수를 해먹었다.
콩국수 만들기는 일단 콩을 불려 껍질을 제거하고 살짝 삶아 갈아서 만드는데 콩껍질을 까는 일은 참으로 번거로웠다.
그런데 이유식기계로 모든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고 콩을 씻어 물을 붓고 버튼만 누르면 25분이면 완성이 된다.
껍질을 벗길필요도 불릴 필요도 없다.
밥을 지을 때도 쌀을 씻어 물을 붓고 버튼만 누르면 밥이 되듯이 말이다.
콩물이 완성되면 식혀서 얼음 동동 띄우고 오이와 토마토를 곁들이고 설탕보다는 소금만 넣고 간을 맞추는데 반드시 칠갑메밀국수라야 한다.
자연건조를 시키고 간도 적당하다.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대접을 했는데 시중에서 파는 콩국수와 다르다며 국물 한방울 안남기고 모두 잘 먹어서 정말 흐믓했더랬다.
특히 작년에 콩농사를 지어 그 콩으로 만든 것이니 더더욱 기분이 좋았다.
이 콩국수를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지않고 또 메밀이 소화도 잘 되었다.
시중에서 파는 콩국수를 먹으면 맛을 내기 위해 콩가루랑 첨가하는데 그것 때문인지는 몰라도 소화가 잘 되지 않아서 면만 건져 먹었었다.
어쨌든 올해 여름도 가고 가을의 시작이다.
이제 콩국수와는 이별할 때가 온 것이다.
갑자기 두부가 만들고 싶어졌다.
간수가 없어서 인터넷을 뒤져서 간수대신 쓸수있는 염촛물 만드는 법을 찾아내었다.
염촛물은 따뜻한물 한컵에 굵은소금 2스픈 2배식초 2스푼.밥먹는 숫가락 말이다.
단백질은 식초에 엉기는데 우유로 리코타 치즈만들때도 우유를 넣고 끌이다가 식초를ㅈ넣으면 된다.
어제 아침 한주먹의 콩을 물에 담가 두었더니 저녁이 되자 퉁퉁 불어 있었다.
믹서기에 갈아서 면포에 받쳐 그 물을 살짝 끓였다. 끓일때 깊은 냄비에 넣어 끌여야 넘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데 나는 끓으면서 거품이 가득 올라오면 불을 잠시 껐다가 다시 약하게 조절해서 넘치는 것을 방지하고 그래도 넘치려고하면 불을 잠시 껐는데 세번정도 하니까 비린 맛이 없어서 불을 끄고 만들어 놓은 염촛물을 넣고 살살 저은 후 기다리면 단백질이 엉기는 것이 보이고 다 엉기면 노르스름한 맑은 물과 엉긴것이 분리되어 있다.
20여분정도 되면 구멍뚫린 그릇에 면포를 깔고 부어서 물을 빼내면 된다.
단단한 두부를 원하면 면포를 덮고 눌리 주면된다.
한주먹의 콩으로 하니 정말 소량의 두부가 나왔다.
콩물을 면포에 부어 짜내면 면포안에 있는 것이 비지다.
아침에 끓여 놓은 김칫국이 있었는데 비지와 정말 조그마한 두부를 으깨어 그 김짓국에 넣어 끓였는데 생각보다 맛이 있었다.
오늘아침 그 비지국을 먹었는데 정말 맛이 있었더랬다.
그래서 내친김에 정말 두부다운 두부를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콩세컵정도를 물에 담가 놓았다.
그리고는 점심에 외식하고 밖에서 놀다가 까마득히 잊고 있다가 늦은 밤에 두부 만들기를 했던것이다.
조그만 믹서기에 여러번 갈고 조그만 면포로 짜느라고 힘들었다.
정말 조금 연습삼아 할때는 일도 아니더니 이건 이제 노동이었다.
어쨌든 그런 과정을 거쳐 간신히 두부한모를 만들었다.
참으로 감격스럽다.
내가 두부를 만들다니.
어떤일이든 쉽고 단순한일도 모를때는 어렵게 느껴지는 법이다.
일찌기 알았더라면 가끔씩 만들어 먹었을털데 아쉬움이 크다.


먹어보니 약간 간간한데 물에 담가놓으면 될것같고 그냥 먹어도 좋을 것같다.
내일 아침에는 양념간장 만들어 찍어 먹어야겠다.
비지도 많이 나왔는데 비지전도 부쳐먹을 생각이다.
두부한모가 주었던 최초의 감격을 두고두고 잊지 않아야겠다.
콩밭에 콩이 잘 여물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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