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ㅁ 사소한 행복 ㅁㅁ/ㅁㅁ -- 나의 글

2013년 봄

아리랑33 2013. 5. 9. 09:27

오랫동안  한줄도글을 쓰지 않았다.

아니 쓰지 못했다는 말이 정답일 것이다.

왜 그랬을까?

마음이 허전하고 근심이 많으면

홀로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지난 1년을 되돌아 보니

근심 걱정이 없는 거였다.

몇년 전 까지만 해도

아이들 진학 걱정

그리고 취직 걱정

남편 술 먹는 것 걱정

이런 걱정 저런 걱정 때문에

노심초사하고 늘 전전긍긍했던 것 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이제 어느정도 자신의 자리를  잡아가고

지난해부터는 남편과 떨어져 지내는 주말부부이기에

남편 볼 일도 별로 없어

남편이 술을 먹는지, 밥을 먹는지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시골에 있는지라

밖에 나가 이곳 저곳 둘러보고 풀도 뽑고

강가를 따라 걷기도 하고

주말이면 지인들과 더불어 함께 놀다보니

이것 천국인가 싶기도 하여

고요히 사색하며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이다.

고통과 괴로움이란 것이

어쩌면 우리의 삶을 더욱 치열하게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요즘 진하게 느끼고 있다.

 

그래도 나는 지금이 좋다.

이곳에 들어와 처음 맞이했던 봄을 잊을 수 없다.

학교에서 배운다는 것이 무엇인지

단순히  책으로만 깨우치는 지식이란

너무도 얄팍하고 깊이가 없게 마련이다.

책으로 본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은 너무나 달랐다.

낯선 꽃 사진을 찍고

책을 펴서 찾아가며

또 잘 구분하기 어려운 꽃은 차이점을  그림을 그려가며

확실히 구분하였다.

텃밭에 씨를 뿌리고 뾰족이 돋아나는 새싹과

아무 한 일도 없지만 붉고 노랗게 열매 맺히는

그 자연의 순환과 섭리를 접하면서

자연이라는 그 말에 다시금 감동이 밀여오는 것이다.

自然 이라는 말.

스스로 언제나 변함없이 그 본질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자연이다.

우리 인간도 이 자연됨을 잃지 않으면

정말 물흐르듯이 순리대로 아름답게 살 수 있으리라.

 

 

 

강변 조팝꽃 피었다 지고

 

 

 

 

철쭉꽃 다시 피어나고

 

 

 

해 맑을 아이들의 모습

 

 

이 모든 아름다운 모습들이 봄이 되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2013년 봄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