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ㅁ -- 기타 글 모음

[스크랩] 9급 공무원 필기시험장 중학교의 학생입니다.

아리랑33 2007. 4. 19. 10:31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잠원동에 사는 중 2 학생입니다.
지난 4월 14일 토요일 저희 학교는 9급 공무원 필기시험 시험장이였습니다.

저희는 선생님의 지도 하에 깨끗한 환경에서 시험을 보실 수 있도록
저희 노력으로 깨끗히 청소를 했습니다.
책상 줄도 좀 안맞긴 했지만 청소당번과 주번이 맞췄구요.

저희는 그렇게 금요일날 하교를 했고,(토요일은 전국의 학교들이 한달에 두번 쉬는, 토요휴업일이었습니다.) 오늘, 즉 월요일날 등교를 했습니다.

그런데 바닥에는 학원의 광고지부터 시작해서, 창가 쪽엔 수북하게 쌓여있는 사탕과 군것질거리들의 쓰레기들이 눈살을 찌푸려지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보며 정말 힘이 쪽 빠졌습니다.

광고지를 보니 유명 고시학원 입시강사들의 강의시간표와 학원홍보내용이 가득했고 역시나 수도없이 널려있는 공책들은 그 학원에서 배부한 것 같은 하나도 쓰지 않은 공책들이었습니다. 사탕껍질들은 저희가 분명 깨끗이 하고 갔는데도 있는걸 보면, 시험 전 긴장을 풀기위해 드신 것 같고요.

저희 교실들에 쓰레기통이 없던가요?
학교 선생님들이 기물 파손을 막기 위해 쓰레기통까지 치우셨다고 생각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아무리 시간이 없으시고 귀찮으시더라도, 공익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응시하신다는 어른들께서, 이런 식으로 학생들의 공부환경, 적어도 여섯시간 이상을 보내는 주 환경을 이렇게 더럽히고 가셔도 되는 건가요?

실망스럽고, 조금 안타깝기도 합니다.
저희 학교는 이 전에도 KME나 많은 고시, 시험등의 수험장으로 쓰여져 왔습니다.
그때마다 이런 식으로 저희 교실을 더럽게 하고 간 분들은 안 계셨습니다.

하지만, 버리신 분들도 문제가 있지만 그런 유인물이나 학원홍보지를 무차별적으로 나눠주신 분들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이번 시험 당일날만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날들의 공통된 문제에요. 내신관리 학원 홍보지나 때로는 인터넷, 케이블 방송, 혹은 영화 할인티켓 까지. 하지만 학생들은 받고싶지 않아도, 등 하교길에 억지로 떠넘기다시피 한 그것들을 좀 가지고 가다 1,2분이 채 안되게 길바닥에 버려버립니다. 그런 날 비까지 오면 종이들이 잘게 찢겨지고 물때문에 바닥에 엉겨붙어 정말 흉하고 이상하게 보입니다. 주변 환경미화 아저씨들도 매우 힘드실거구요.

깨끗한 사회를 만들어가는건 다름아닌 우리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가정 뿐만이 아니라 타인의 공간들도 존중해 주고, 자연을 존중하는 자세도 필요한것 같아요.

중학생이 두서없이 늘어놓은 글 들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아무쪼록 9급 공무원 필기시험을 치신 분들 모두에게 가까운 시일 내에
좋은 소식 들을 수 있으시기를 기원합니다.


출처 : 자유토론방
글쓴이 : 그대와펄레드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