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ㅁ 사소한 행복 ㅁㅁ/ㅁㅁ -- 나의 글

[스크랩] 10월의 마지막 밤을~~~

아리랑33 2006. 11. 1. 00:50

언제부터인가 10월 그리고 마지막 날이 돌아올때면

무언가 설레는 맘으로 기대에 부풀어

온갖 상상을 하곤 하였다.

 

그렇지만 그날이 되면

여느때와 다름없이

아니 그날은 더욱 우울하게

지나가 버리곤 하였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아침에 출장을 가면서

좀 태워다 달라고 하여

함께 가는 찻속에서

"오늘이 10월 마지막 날이야.

마지막 밤을 멋지게 보내고 싶은데...

참! 오늘 경자 온다고 했는데..."

"오늘 동창 모임있는데........"

"그럼 술 조금만 먹고 중간에 오면 좋겠는데..."

"그렇게 하도록 해볼게."

 

경자가 왔고

저녁에 함께 가수와 매니저가

20여년간 함께 의지하면서 엮어가는

'라디오 스타'라는

가슴 뭉클한 영화를 보았고

콩나물 밥 먹고

그래도 뭔가 서운해서

경자에게 전화하라고 했고

경자가 애교있는 목소리로

전화를 하였건만

어떻게 그 술자리를 벗어날 수 있었겠는가!

 

정작 10월의 마지막 밤은

이렇게 끝을 맺었던 것이다.


참으로 가까운 사람들에게 우리는 잘해야한다.

너무 가까워 자칫 소홀하기 쉽고 또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지만

우리가 남에게 대하는 것의 10분의 1만 신경을 써도

우리의 삶은 훨씬 윤기가 있으리라 생각이든다.

 

우리의 삶은 가끔은 포기해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나의 남편도 때때로 어쩌면 참으로 덧없는

사소한 일들에 좀더 초연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이런 나의 생각들도

어쩌면 참으로 나 개인을 위한

남을 고려하지 않은 생각인지도 모른다.


' 광수생각'을 보고 있는데 이곳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연탄,항아리,사랑,바퀴벌레,연필,짜장면,반지,사진,텔레비전 등등은 줄수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다. 요즘의 나는 그사람을 위해서 버릴 수 있는 것이 어디까지 인가를 생각한다. 줄 수 있는 것만큼 버릴 수 있는 지도 궁금하고, 정작 버려야 할 때 진심으로 버릴 수 있는지도 궁금하다. 어쩌면 내가 그 사람을 위해서 버릴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지 모른다.

나는 위 글을 읽으며

나도 남편을 위해 버릴 수 있는 것은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어느때부터인지

나는 순전히 나를 위해서 부질없는 것들을

끝까지 부여잡고 몸부림치는 자신을  발견한다.

 아마도 이것마져 버린다면

 나는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생각으로.

 그렇다.

모두 버린다면 그것이 참으로 아름다운 것인가?


수많은 밀어처럼

깜박이는 불빛들을 바라보며

오랫동안 꿈꿔오던

또 하나의 소망을 접으며

오늘밤에 지는 낙엽을 위해

가을의 끝자락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글을 쓴다........

........2006년 10월의 마지막 밤이여! 안녕~

 

출처 : 군산여고51
글쓴이 : 김인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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