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저녁 6시만 되어도 깜깜하지.
그 어떤 날이었을거다.
남편의 손에 초대장이 들려있었다.
정읍에 살 때의 일인데
정읍예술회관이 처음 지어져
그 축하공연으로
국립오케스트라 단원들의 공연이 있었다.
그런데 그 초대장을 가져온 것이다.
나에게 그 초대장을 주면서
"나랑 같이 가자고 하지 마."
7시 공연이니
부랴부랴 저녁밥을 먹었는데
눈이 펑펑 쏟아지기 시작했다.
바람은 쌩쌩 불어대고
계속 눈은 쌓여만 가고
집에서 보이는 예술회관은
환한 불이 밝혀져 나를 유혹하고
길에는 예술 회관으로 향하는
차량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창문을 열고
예술회관을 바라보며
이런 좋은 기회를 어찌 놓칠 수 있느냐며
혼자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그때 나를 바라보던
일곱살 먹었던 딸 아이가
남편에게 한마디 했다.
"아빠~ 엄마 차로 태워다 주세요.
그게 사랑아니에요?"
그말을 들은 남편
두말도 하지 않고
"옷입어~"
남편은 나와 아이들을 태워다주고
다시 집으로 갔다.
국립오케스트라 단원들 답게
그날의 공연은 나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안겨주었다.
나의 두 아이들은 콜콜 잠들어 있고.....
연주회가 끝나고
밖을 나왔다.
눈은 계속 쌓여
발목이 푹푹 빠지는데
언제 와서 기다렸는지
남편이 서 있는거였다...........................
때론
어린 아이들의 말이
어른들 100마디 말보다
더 설득력이 있을때도 있는 것이다.
출처 : 군산여고51
글쓴이 : 김인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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