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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우리 아이가 혹시 아스퍼거 장애?

아리랑33 2006. 8. 10. 16:52

우리 아이가 혹시 아스퍼거 장애?

 

슈퍼마켓 계산대 앞에서 줄서서 기다리는 동안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10대 아이는 앞줄에 서 있는 사람을 가리키며 “저, 여자 덩치가 정말 크지 않나요!”라고 큰소리로 말한다. 그러면 안 된다고 부모가 조용히 타이르면 “하지만 저 여자는 정말 크잖아요”라고 목청을 높인다. 아이는 처음 그 말을 내뱉을 때 부모가 당황해하는 걸 알아차리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이 두 번이나 그런 식으로 말해 문제의 상대방 여자가 어떤 기분을 느낄지 알아채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아이들은 자신들이 그 여자의 덩치에 대해 정확하게 표현했는데 사람들은 왜 동의하지 않는지 의아해할 뿐이다.

 

사람들의 얼굴을 보는 것, 특히 그들의 눈을 보는 것은 나에게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다. 사람들을 보려면 늘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했고, 보통은 짧은 순간 동안만 사람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좀더 긴 시간 동안 사람들을 보는 경우 그들은 내 시선이 자기들한테 실제 와닿아 있다기보다는 그냥 자신들을 향해 멍하니 투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상대를 쳐다본다는 게 내게는 얼마나 참기 어려운 고통인지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내가 다른 사람을 보기 힘든 것만큼이나 다른 사람이 나를 보는 것도 견디기 어렵다. 나는 최근에 와서야 내가 사람을 볼 때나 그림을 볼 때 전체를 보지 않고 한 부분의 윤곽만 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그림을 완벽히 볼 수 있지만, 한 번에 한 부분씩만 볼 수 있다. 사람의 얼굴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한눈에 얼굴 전체를 보지는 못한다.

 

<레인맨>의 더스틴 호프만을 기억하는가. 어떤 한 분야에 대해 아주 박식하거나 현학적이서 어른들을 놀라게 하지만 또래 친구들과의 의사소통 능력이 병적으로 부족한 아이들은 아스퍼거 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말아톤>의 배형진, 수영의 김진호라는 인물이 소개되어 자폐아 문제는 한동안 사회적 이슈가 되었는데, 요즘은 뒤이어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이 많은 관심대상이 되고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지닌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게 세상을 인지한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들과 다른 우리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당황스러워한다. 왜 마음속 진심을 말하지 않는지? 왜 진심이 아닌 말들을 그렇게나 많이 하는지? 아스퍼거 증후군을 지닌 사람들이, 각종 시간표, 가로등에 새겨진 표시들, 여러 종류의 채소들 혹은 행성의 움직임 같은 흥미진진한 수백 가지 것들에 대해 말할 때 왜 사람들은 지루해하고 못 견뎌하는지? 사람들은 어떻게 아무 소리도 지르지 않고 빛, 소리, 냄새, 촉각 그리고 미각 같은 혼란스러운 감각들을 참아낼 수 있는지? 왜 모든 사람들을 똑같이 대하지 않는지? 왜 사람들은 그토록 복잡한 감정적 관계를 맺고 있는지? 왜 사람들은 그렇게 많은 사회적 신호들을 주고받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것들을 다 이해하는지? 결국 사람들은 아스퍼거 증후군을 지닌 사람들에 비해 왜 그토록 불합리한지?

 

아스퍼거 증후군은 거의 정상적인 지적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적응자라고 할 수 있다. 친구들과의 농담, 손짓 등을 알아채지 못하고,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며 특정 물건이나 행동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아이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한글과 숫자는 천재적으로 일찍 깨쳤지만, 너무나 일상적인 학습에 지장이 있어 바보로 보이는 아이 등이 사례로 제시되고 있다.

 

 

아스퍼거 장애 진단을 어떻게 하는가?

 

장애 진단 자료는 스웨덴식과 호주식이 있는데, 여기서는 호주식 평가 등급표의 문항을 정리해보았다.

 

A. 사회적․정서적 능력들

 

1. 다른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를 잘 모르는가?

2. 아이들과 놀 수 있는 시간에 혼자 외진 장소를 찾는가?

3.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말을 함부로 하는가?

4.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 감정이입이 부족한가?

5. 자신의 생각과 경험 그리고 의견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는가?

6. 아이가 특히 사물이나 해야 할 일이 평소와 바뀌었거나 잘못되었을 경우 지나칠 정도의 자기 위안을 필요로 하는가?

7.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세밀함이 부족한가?

8. 아이의 감정표현이 정확하지 않은가? 가령 서로 다른 사람에게는 각기 다른 정도의 감정표현을 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가?

9. 아이가 경쟁적인 스포츠나 게임, 활동에 참가하는 데 무관심한가?

10. 아이가 또래가 갖고 있는 물건을 가지거나 다른 사람이 하는 대로 따라하려는 의지가 약한가?

 

B. 의사소통기능

11. 아이가 사람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가? 우리가 흔히 쓰는 관용구나 속담 등을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가?

12. 아이가 특이한 목소리를 내는가? 예를 들어 외국인 같은 액센트나 중요 단어를 전혀 강조하지 않는 단조로운 목소리를 내는가?

13. 당신이 아이에게 이야기할 때 아이가 당신 입장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가?

14. 대화할 때 아이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눈을 훨씬 덜 마주치는 경향이 있는가?

15. 아이의 말이 지나치게 정확하거나 현학적인가?

16. 아이가 대화를 복원하는 데 문제가 있는가? 예를 들어 아이가 당황했을 때 명확한 설명을 구하지 않고 그냥 자신이 익숙한 화제로 돌리거나, 대답하는 데 굉장히 오래 걸리는가?

 

C. 인식기능

17. 아이가 문학작품에 관심이 없는 듯하고, 주로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읽는가?

18. 아이가 사건들이나 사실들을 특이할 정도로 오래 기억하는가?

19. 상상력이 필요한 사회적 놀이는 하는 경우가 드문가?

 

D. 특정한 관심

20. 아이가 특정한 주제에 빠져들고 그 관심사에 관한 정보나 통계를 지나칠 정도로 수집하는가?

21. 일상의 변화나 자신의 예측과는 다른 변화에 과도하게 화를 내는가?

22. 아이가 일상적으로 아주 공을 들이는 일 또는 반드시 지켜야 할 의식 같은 것을 계속 반복하는가?

 

E. 운동기능

23. 아이의 운동신경이 균형있게 발달하지 못했나?

24. 아이의 달리는 모습이 특이한가?

 

F. 그외 특징들

25. 아이에게 유별난 공포나 괴로움을 유발하는 것들

- 전기기구들이 내는 소음 같은 일상적인 소리들

- 피부나 머리에 가해지는 가벼운 접촉

- 특정 소재의 옷 입기

- 예상치 못한 소음

- 특정 사물 쳐다보기

- 슈퍼마켓처럼 시끄럽고 번잡한 장소

26. 몹시 흥분하거나 고통받을 때 몸을 흔들어대거나 요동치는 경향

27. 가벼운 통증에 대한 지각 부족

28. 언어지체

29. 특이한 안면 찡그리기나 습관적 안면 경련

만일 등급표상에 나오는 대부분 질문들에 대해 그렇다는 대답이 나와도 자동적으로 아스퍼거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렇지만 이는 장애를 지녔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진단평가를 위해 전문가를 만날 충분한 근거가 된다.

 

 

아스퍼거 장애 진단에 이르는 여섯 가지 경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진단을 받는 평균 나이는 만 8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주 어린아이에서부터 어른까지 다양하다. 진단하는 방법에는 여섯 가지가 있다.

 

1. 유아기의 자폐진단

아이가 아주 어릴 적에 전형적인 자폐진단을 받은 후 계속 그 속성을 보이다가 아스퍼거 장애라 부르는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과거 자폐진단을 받은 아이의 경우 아스퍼거 증후군이 더 정확한 진단이 아닐까 하는 판단을 내리기 위해 정기적으로 자폐검사를 받아야 한다.

 

2. 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 나타나는 특징

학교에서 교사는 아이가 사회적 놀이는 기피하는 것이나, 교실에서 사회적 행동규범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대화나 가상놀이에 유별난 능력이 있는 것, 특별한 주제에 관심이 높고, 그림이나 글씨 쓰기 혹은 공놀이에 서툴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게 된다. 학교라는 조금은 낯선 환경에서 또래들과 함께 있을 때 그 징후가 보다 뚜렷하게 드러난다.

 

3. 다른 장애의 비정형적인 모습

아이의 초기 발달상태와 능력이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진단 결과 특정한 장애가 감지되기도 한다. 가령 아이의 언어발달이 더디게 진행되거나, 언어치료사로부터 치료를 받거나, 단순한 언어장애를 지닌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 그렇지만 아이의 사회, 인지 능력과 관심범위를 주의깊게 관찰해보면 아이에 대한 평가는 이보다 더 복잡하며 아스퍼거 증후군이 좀더 정확한 진단일 수 있음을 알게 된다.

 

4. 자폐나 아스퍼거 장애를 지닌 친척을 통한 진단

아스퍼거 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는 다른 가족 구성원들도 혹시 아스퍼거 장애를 갖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질 수 있다. 간혹 몇 세대에 걸쳐 이 장애를 보인 친척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5. 2차적인 정신장애

아스퍼거 장애를 가진 사람을 초등학교 시절 내내 약간 괴짜이거나 따로 지내는 아이이기는 하지만,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할 만한 징후 없이 자라기도 한다. 그래도 10대가 되면 아이들은 점차 스스로의 고립에 대해 인지하게 되고, 좀더 사교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그러나 때로는 아스퍼거 장애를 가진 대다수의 젊은이들이 심각한 불안심리를 지닌 것으로 보고되는데,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까지 악화되기도 한다. 이런 사람은 공포심에 서 유발된 공격적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으며, 감염될까 두려워 계속해서 손을 씻는 등의 충동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이러한 진단이 내려지고 치료가 실시되면, 담당의사는 아스퍼거 장애를 발견하는 첫 번째 사람이 될 수 있다.

 

6. 나머지 성인기의 아스퍼거 장애

성인들 중 일부는 본인 스스로 진단평가를 해달라고 의뢰한다. 그들은 아스퍼거 장애 진단을 받은 아이들의 부모이거나 친지일 수 있으며, 어린 시절 자신들에게도 명백히 일부 그런 특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성인들을 상대로 진단평가를 실시할 때는, 그 사람의 어릴 때 능력과 행동에 관한 신뢰할 만한 정보는 얻는 게 중요하다.

 

 

세상과 소통을 꿈꾸는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

 

소위 정신지체아들과 달리 어느 정도 지적능력이 되는 이런 아이들을 전문가들이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병으로 분류한 것은 불과 10여 년 정도밖에 안 된다. 그만큼 의학계에서도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는 새로운 분야라 할 수 있으며, 과거에는 그저 이상한 아이, 좀 모자란 아이로 받아들여졌다. 전문가들은 유전적 성향이 강하며, 여자아이보다 남자아이에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참고로 자폐아는 1,000명 중 2명 정도지만 아스퍼거 증후군이나 고기능 자폐아는 그보다 10배 정도는 많다고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런 아이들이 의사, 교수 등 소위 지식층을 부모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아이들이 우리 주위에 의외로 많고, 요즘 자식을 적게 갖는 부모들은 이런 자녀의 교육에 비상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마땅한 약이나 획기적인 치료법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만 5세 이전부터 제대로 교육받은 아이들은 그 성과가 상당해 거의 정상 어른으로 성장하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는 정신적, 사회적으로 비정상 어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은 어디에 자문을 구할 때도 마땅찮고, 전문의들마저도 실제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출처 : 취미/생활
글쓴이 : 궁리하는 사람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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