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시골에 들어가면
우리 놀이터가 길의 끝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껏 우리의 천국에서
놀 수 있었다.
그런데 집 뒤로 섬진강 생태 관광도로가 나고
집 위쪽으로 팬션과 야영장, 체험관이 만들어지고
강을 건너갈 수 있는 현수교가
떠억 깊은 산에 어울리지 않게 버티고 서버렸으니
그 옛날 사람의 발길 닫지 않고
오직 산새와 산짐승만 오가던 그런 곳이 아니라
오가는 차들로 먼지 풀풀 날리는 그런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
조감도야 참으로 멋지게 그려졌지만.
물론
개발에는 양면성이 있다.
땅을 좀 가지고 있는 우리집은
땅 옆으로 길이 났으니
땅값이야 예전 같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산길이 나지 않았을 때에는
뱀 그리고 온갖 나무가 우거져서 산에 마음대로 오를 수 없었다.
그래서 집앞 길과 강에 내려갔을 뿐이었지만
지금은 새로 만들어진 길을 따라 옆집 개와 함께 산책을 한다.
강을 따라 걷는 길이 참으로 아름다운데
얼마전 에는 벗나무까지 새로 심어지고
산기슭에는 각시원추리 등등이 새로 식재되었다.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이
강과 어울려 한폭의 그림같고
길에서 만나는 늦가을 들꽃도
한결 더 고운데
현수교에 올라 안개에 젖은 장구목 바위의 잔치를 바라보니
멋진 풍경에 집 가까이 이런 곳을 나만이 즐긴 다는 것은
참으로 미안한일인진데.....
요즘 나는 그 길을 걸을 때마다
지난번 수해때 뿌리채 뽑혀지고
나무에 얹혀진 쓰레기, 비닐 등등 때문에
가슴이 아프다.
언제 강변의 이 쓰레기와
넘어진 나무들을 깨끗하게 치울런지............
강 건너에서 바라보면
신기하게도 이 쓰레기들은 보이지 않고
그림처럼 아름다운 모습만 보이는데
이 길에서 보면 처참한 풍경이 펼쳐지니
참으로 아이러니라 아니할 수 없다.
어쨌든
개발의 바람은 이 산골짝까지 불어왔다.
개발을 하더라도
정말 주변 경관과 자연을 최소한 건드리고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갖추면서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줄 수 있는 그런 모습으로
개발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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