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감사해야할일이 참으로 많다.
그렇지만 우리는 몰라서 감사를 못하는 일도 많다.
사흘전일이다.
전주에서 저녁을 먹은 후 일곱시쯤 시골 나의 놀이터로 향했다.
평화동을 거쳐 모악산쯤 가니 천둥과 번개가 치고 물동이로 물을 퍼붓듯이 비가 쏟아졌다.
아뿔싸!
사실 나는 운전을 잘 못한다.
더 미루다가는 평생 운전을 못할 것 같은 두려움과
남편에게 모든 것을 의존해야만 하는 서글픈 현실이 늘 갈등이었는데
남편의 갖은 구박과 고함소리를 들어가며 지난주 꼭 한번 시골에 운전을 하고 들어갔더랬다.
그리고 또 시골에서 나올 때에는 전주에 급히 나와야했기에
발발거리는 내가 운전할 시간이 없기에 남편이 운전을 했었다.
그리고 그날 두번째 운전대를 잡은 것이었는데....
길 곳곳에 흘러갈곳 없는 물들이 이리저리 철철 흘러내리고
지나가는 차들이 소방호스 물뿔리듯이 물창을 튀기고
번개와 천둥이 10초간격으로 울려대고 번쩍이고
와이퍼는 분주히 움직이지만
앞을 분간할 수 없었다.
옆에서 남편은 계속
나의 운전대를 잡고 움직이며
'브레이크!!! 브레이크~~~~" 고함을 질렀다.
그래도 그길은 잘닦여진 자동차 전용도로이기에 아주 양호한 길이었다.
시골길로 접어들자 산에서 굴러내려온 돌들이 곳곳에 놓여있어
참으로 위험한 상황이었다.
결국 남편이 운전을 하게 되었는데
어떤 곳은 산으로부터 흘러내리는 엄청난 물때문에
앞으로 나갈수도 뒤도 물러날 수도 없어 간신히 한쪽에 차를 멈추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기 1시간쯤 흘렀다.
가던길로 가지 못하고 다른 곳을 돌아서 갔는데
또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엄청나게 불어난 강물때문에 다리가 물속에 잠겼고
돌아서 다른 길로 갔더니 저지대가 물에 잠겨 역시 시골로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다시 전주로 나와야했는데..............
그렇게 헤매다보니 집에오니 밤 12시가 넘었다.
다음날 시골에 손님이 오기로 약속되어있기에
오전에 다시 시골로 출발하였다.
그런데 전날 길 곳곳에 수많은 잔돌들이 쫙 깔려있었는데
밤사이 말끔하게 그 돌을 다 정리하고
산사태 난 곳도 거의 대부분 정비하였던 것이다.
밤사이 엄청난 비가 내린날
다음날 길을 갈때 늘 깨끗하여
비로 인하여 깨끗하게 씻긴 줄만 알았었는데
우리가 편하게 잠자는 사이에
누군가의 수고가 있었음을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이었다.
그렇다.
엄청나게 눈이 내린날.
신새벽에 뿌려놓은 제설모래는 얼마나 고마운 일이었던가!
난, 지난밤 일어난 일을 생생하게 알고 있기에
앞으로 작고 사소한 일들에 대하여
참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생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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