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어느 토요일 퇴근 중에 한통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내가 전주양지중학교 1학년 담임을 맡았던 제자의 전화였다.
안재우.
물론 나는 그 아이를 아주 잘 기억하고 있었다. 쌍둥이형제로 키가 아주 작았지만 말도 별로 없고 좀 엉뚱하지만 공부를 아주 잘했던 학생이었다. 가끔 내가 무슨 말을 물을라치면 별로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국어시간에 글짓기 등을 할 때에는 아마도 집에서 책을 많이 읽힌 탓인지 수준이 꽤 높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하나의 특기를 들자면 두 형제 모두 바이얼린을 아주 잘 연주하였다는 점이었다. 그 학생의 부모는 예전에 교육자들로서 자녀교육을 위하여 다른 사업을 하여 성공한 분들이었고, 그 때문이었겠지만 나에게도 최고의 대우를 해주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그렇게 나는 양지중을 떠났고 다시 정읍중에 근무하게 되어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6년의 세월이 흐른셈이다. 그런데 갑자기 그 아이의 전화를 받게 된 것이다.
너무나 반갑고 또 의아해서 어찌 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그동안의 사연을 말하는 것이었다.
전주해성고 2학년때에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학업을 마치고 미국 11개 대학에 합격하여 쌍둥이라는 것 때문에 더욱 유명해져 인터넷과 신문에 나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얼마뒤 정은아의 아침마당에 출연한다는 말도 하였다.
나는 대뜸 그런데 어떻게 내 전화를 알아 전화했느냐고 했다. 사실 중학교 1학년 담임이 그 학생에게 얼마나 큰 이미지로 내가 남아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더 컸기 때문이기도 했다. 학교 교사를 하다보면 학생들에게는 중3학년 또는 고3학년 담임이 가장 머릿속에 남을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편견이 더 작용했다.
그러나 나의 편견을 깨는 대답을 하는 것이었다. 내가 언젠가 아이들에게 나의 제자중에 정말 훌륭한 사람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면 남들에게 자랑도 하고 할텐데 아직 그런 제자를 만나지 못해 좀 아쉽기도 하다고......... 또 그런 제자가 좀 찾아와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나? 그때 바로 자기가 그런 제자가 되어 꼭 찾아 뵈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나...........
그리고 곧 나의 집에 찾아왔는데 중학교 1학년때 그렇게 조그만 했던 아이가 훌쩍 키가 크고 , 겸손하고 예의바른 아주 멋진아이로 변해있었다. 나는 "참 멋지게 컷구나! 많은 대학에 합격한 것도 대견하지만 이렇게 겸손하고 예의바르게 큰 것이 더 멋지다."고 말해주었다.
며칠 뒤 그 학생의 부모와 쌍둥이가 아침마당에 출연하는 것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면서 한편으로 대견해하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이것이 바로 가르치는 즐거움이 아닌가 생각해 보기도 했었다. 그리고 얼마있다 하버드 대학에도 두 형제 모두 합격했다는 연락이왔다.
그리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쓰고 있다는 소식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그 책이 언제 나올까 궁금하여 전화 올때마다 그 말을 물었는데 진작부터 책을 완성했지만 출판사의 판매 전략상 미루고 미루어진 것 같았다. 그런데 드디어 그 책이 나온 것이다. 책 이름은 '쌍둥이 형제 하버드를 쏘다'(김영사)라는 책이다. 제목이 좀 그렇지만 그것은 그 쌍둥이의 뜻이 아니고 출판사의 욕심에서 나온 제목이라고 했다. 사실 책이 나오면 바로 연락드리고 책을 가지고 온다고 했는데 아마도 그책이 내가 이곳에 없을때 그러니까 6일에 나온 것 같다. 책의 제목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오늘 인터넷에 검색을 해 보았더니 바로 뜨는 것이었다. 바로 그 제자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당분간 착신이 금지 되어 있다고 하니 아마 이곳저곳에서 오는 전화를 받지 않기 위해서이리라.
오늘은 바로 서점에 나가 책을 사 보아야겠다. 그리고 몇 권 더 사서 자녀를 가진 친구나 제자들에게도 선물을 해야겠다. 참고로 아래에 그 책에 대한 것을 싣는다. 자녀들 교육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 소개를 보니 뭐 중고등학교 다닐때 반에서 1등한번 하지 않았다고 선전한 것을 보았으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물론 책의 내용은 아직 읽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출판사에서 책의 판매 전략상 약간의 수정을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하버드에 진학하여 세상의 아픈 사람을 위한 신약을 개발하고 또 마음까지도 치유할 수 있는 음악도 연주하는 그 아이들의 멋진 미래를 상상해본다. 아니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 되겠지..............
이 제자로 부터 전화를 받고 그렇게 즐거워 하였는데, 그리고 8월에 공음중 제자들로부터 전화를 받고 지금까지 이렇게 쭈욱 제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 작년 한해는 나에게 참으로 의미있는 해이기도 했다. 아뭏든 어떤 곳에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 생활하는 제자들을 나는 사랑한다. 나의 생활철학은 남을 짓밟고 올라서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있음으로 인해서 세상이 좀더 따뜻해지고, 아름다워지는 그런 세상을 꿈꾸기에.........
추신: 이글을 쓴 후에 재우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화를 누가 훔쳐가서 연락하기 어려웠다고.. 책을 가지고 집으로 온다고 했는데 내가 그때 다른 곳에 있어 결국 보내주기로 하여 받아보았다.
내가 언제 이렇게 치열하게 살아본 적이 있던가. 너무도 감동적인 제자들의 모습에 눈시울을 적셨다. 이 책을 읽은 재수하는 딸아이는 너무도 자신이 부끄럽다는 것이었다.
김영사| 쌍둥이 형제, 하버드를 쏘다
평범한 대한민국 쌍둥이의 미국 대학 정복기
전교 1등은 커녕 반 1등 한번 못 해봤다.
특목고 진학은 꿈도 못 꿨다.
저체중 미숙아로 태어난 대한민국 대표 약골 쌍둥이가 하버드의 명물 쌍둥이가 되기까지!
반 1등 한 번 못해본 아이들이 ‘미친 짓’ 소리를 들으며 고2 중반 유학을 떠나 단 2년 반 만에 하버드를 비롯한 12개 명문대학에 나란히 합격한 비결은?
새벽 5시 반에 기상, 5분만에 세수하고 제복 입고 연병장 집합하기, 한 사람의 낙오자만 생겨도 전원 기합받는, 규율 엄하기로 소문난 밸리포지 사관학교에서 전교 수석과 차석을 차지하며 개교 이래 최초의 하버드 입학생으로 거듭나기까지 그들만의 생존전략!
영어로 입도 뻥긋 모하던 형제가 하버드 입학 사정관에게 ‘유학 2년만의 결과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성취’라는 극찬을 받았다. 적어도 1년은 걸린다는 ESL반 3개월에 끝내며 영어 열등생 딱지 벗어 던질 수 있었던 그들만의 영어 공부법?
1.4kg, 1.9kg 저체중 미숙아로 태어나 약골 쌍둥이로 불리웠던 재연과 재우는 어떻게 했기에 밸리포지 사관학교가 자랑하는 축구부와 육상부에서 주장까지 하며 최고의 ‘운동선수’가 되었을까?
석달에 200점 올리기도 힘들다는 SAT 성적, 모든 이의 혀를 내두르게 하며 6개월만에 600점 올린 형제만의 비법!
많은 학생들이 수강하길 두려워하는 세계사 에세이에서 100점 넘는 이상한 (?) 성적 받으며 선생님을 탄복케 한 사연
하버드에서 가장 악명 높은 코스로 유명한 서머스쿨 물리 코스, 1년치 과정 8주만에 끝내며 고등학생으로서는 드물게 A학점 받은 비결
★ 목차 ★
1 하버드를 쏘다
해피엔딩은 없다
열한 장의 입학 원서
우리가 스타라고요?
꿈의 이메일 ‘From Havard’
2 약골에서 말썽쟁이로
사선을 넘어
약골 쌍둥이
쌍둥이네 숨겨진 교육법
족구 공으로 교실을 부수다
학교는 놀이터
꿈이 없는 아이들
고2 여름의 선택
3 거인의 땅 미국을 밟다
밸리포지 사관학교
악몽의 미국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별
여름학교, 나의 회화 공포증 탈출기
참을 수 없는 신병 교육의 괴로움
지옥의 끝 맛
4 Mission Possible
이방인들의 수업
축구 애국자
수석과 차석을 휩쓸다
3개월 만의 월반
룸메이트가 죽은 영어를 살리다
최고의 답안
5 고통 없이는 결실도 없다
최악의 댄스파티
명문대는 저 구름 너머에
하버드를 향한 5가지 전략
죽음의 레이스
꿈을 연주하는 바이올린
SAT 600점 올리기
탈영! 그놈의 향수병 때문에
No Pain, No Gain
꿈의 마력
6 하버드에서 여름나기
40장의 편지 공세
하버드 서머스쿨
아지즈 교수의 인턴이 되다
특명, 달의 크기를 측정하라
A학점이 선물한 희망
I’ll be back
7 마지막 질주
AP 수업 인터넷으로 따라잡기
지루한 에세이는 버려라
인터뷰, 머리가 아닌 심장으로
행복한 고민
★ 저자소개 ★
안재우, 안재연
2002년 여름, 전주에서 고교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유학,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소재 밸리포지 사관학교(Valley Forge Military Academy)에 입학했다.
2005년 4월, 밸리포지사관학교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둔 시점에 하버드, 듀크, 존스홉킨스, 코넬, 콜롬비아, 다트머스, 터프츠, 뉴욕, 에모리, 카네기멜론, 보스턴칼리지, 리하이 대 등 모두 12개 대학에 동시 합격했다.
형제는 내신성적(GPA) 4.0 만점을 받았고 미국의 수능(SAT) 시험에서 1600점 만점에 각각 1560점(99퍼센트)과 1510점(96퍼센트)을 받았다.
능력을 타고난 것은 아니었다. 형제는 1986년 1.4kg, 1.9kg의 저체중 미숙아로 태어나 인큐베이터에서 자랐고 약골 쌍둥이로 유년기를 보냈다.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노는 일이라면 1등하는 '말썽쟁이 형제'로 모범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항상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큰 사람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잊지 않고 악바리 근성으로 매진한 결과였다.
밸리포지사관학교 10학년으로 입학한 후 12학년(최종)까지 3년 동안 전체 수석과 차석을 형제끼리 번갈아가며 차지했다. 그렇다고 형제가 공부만 한 것은 아니었다.
축구와 육상, 실내축구 등 3종목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3개팀 모두에서 주장자리를 꿰찼으며, 어릴 때부터 배워 온 바이올린 실력을 바탕으로 현악 4중주단을 창단해 워싱턴 등지를 순회하며 청중들로부터 박수 갈채를 받았다. 또한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한 코리안클럽을 이끌기도 했다.
이렇게 노력한 덕에 동생 재연은 과외활동과 성적 등 모든 분야를 통틀어 최고의 학생 단 1명에게 주는 '아메리칸 스콜라스틱 JROTC상(American Scholastic JROTC Award)'을 받기도 했다.
이제 이들 형제는 하버드로 간다. 그곳으로부터 형제의 꿈이 새롭게 시작된다. 실험실에 틀어박혀 현미경만 쳐다보는 그런 생명공학자가 아닌,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하고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음미하며 각종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그러면서 신약 개발에 최선을 다해 인류에 공헌하는 사람이 되려 한다. 지난 3년간 그토록 가길 원했던 그곳에서 형제는 또 한 번의 비상을 꿈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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