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ㅁ 사소한 행복 ㅁㅁ/ㅁㅁ -- 나의 글

[스크랩] 스트레스와 수세미

아리랑33 2009. 8. 30. 23:12

방학이 끝나고 개학날이 다가오자

이삼일 전부터 배가 아프기 시작하고

장에 탈이 났다.

올해 2학년부장으로

10월달에 있을 수학여행때문에

개학하자 마자 처리할 일이 많고

원래 일을 무서워하는 성격이 아닌데도

워낙 많은 학생(500명) 들을 제주도에 인솔해야하기에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개학을 한 뒤에도 계속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들락날락 거리고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요즘 신종인플루엔자 때문에

모든 여행들이 취소되고

특히 수학여행은 자제하라는 메스컴 및 여론때문에

수학여행을 추진하다가

우선 학부모님들의 의견을 듣기로하고

안내문을 내보냈는데

통계를 내다보니

여행은 불가능할 것 같다는 결론이 났다.

 

그리고 토요일 그린내에 들어갔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수학여행의 부담에서 벗어나자

배가 아프지 않은 것이다.

토요일 이후 경자와 함께

이것 저것 만들어 실컷 먹었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다.

 

스트레스가 정말 얼마나 우리의 신체에

영향을 끼치는 지 몸으로 느끼고 나니

정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어디 그것이 마음대로 되는 것인가!

 

그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것이

수학여행의 부담에서 벗어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린내에 들어가자마자

2-3주 전부터 공들인 창가의 수세미를 보는 순간

모든 스트레스가 싸악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지난 주에는 정말 5센치미터도 되지 않던 수세미가

25센치미터도 넘게 커 있었고

겨우 형태만 있고 꽃도 피지 않았던 수세미가

어느덧 꽃을 피우고 주렁주렁 달려있으니

그 경이로움은 뭐라 말로 표현할 길이 없었다.

 

다시 하루를 즐기고

떠나오는 날

남편은 다시 수세미 줄기를 올려놓아준다.

 

 

 

 

 

경자는 산책하다 한줄기씩 끊어온

갈퀴나물,달개비,이질풀,강아지풀, 칡꽃을

확에 담가 놓았다.

 

 

 

 

잘있어.

내사랑 그린내.

 

출처 : 군산여고 51회 동창회
글쓴이 : 김인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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