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하나 달랑메고
정처없이 떠나기!
50고개에 들면서
수없이 꿈꿔온 생각
비로소 실행에 옮길
황금같은 시간이
이 바쁜 봄날에 찾아온 것이다.
금요일이 개교기념일이고, 놀토, 일요일.
3일간의 시간이 주어졌다.
목요일 오후 수업이 끝나고부터
내 마음은 진정할 길 없었다.
어디로 갈까?
그렇다.
이름이 좋은 안면도로 가자.
그리고 파주 헤이리 마을로 향하자.
먼저 서울에 사는 제자 한명에게 전화를 건다.
그러나 평일날 어디 나를 위해 기다려줄 사람이 있겠나.
그 제자는 다음달 일본 이민을 위해 준비중이었다.
또 다른 제자에게 전화를 건다.
아뿔싸! 나의 제자중 한명이 부모님상을 당한 것이다.
많은 제자들이 그곳에서 날밤을 샐 것이니
꼼짝 없이 혼자 여행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다음날 아침.
남편이 그런 나의 마음 알아채고 먼저 말한다.
"제주도 여행가자. 빨리 항공권 알아봐."
제주도는 싫다고
내가 정해 놓은 곳이 있다고.
그렇게 안면도를 향해서 떠났다.
이름만 들어도 정말 편안해지는 안면도(安眠島).
그곳에 가면 정말 편안히 잠들 수 있을까?
서해안 고속도로 따라가 가다가
홍성 IC 빠져나와
서산 방조제 지나 간월도로 간다.
예사롭지 않은 건물하나 보인다. 간월암이다.
무학대사가 암자를 짓고 수행하던 중에 달을 보고 깨우쳐서 간월암(看月庵)이라 한다는데 그래서 섬이름도 간월도라고 했단다.
간월도의 특산품은 어리굴젓이다. 양식을 하여 키운다는데 요즘 한창 굴을 수확하여 굴을 담는단다.
굴을 까고, 열심히 손님을 불러모으는 상냥한 여인네가 인상적이다.
간월도를 나와 넓고 넓은 서산간척지를 지나 안면도로 향한다. 해안도로 따라 잘 생긴 소나무의 향긋한 냄새에 젖어 달린다.
드디어 안면도다. 꽂지 해변에 들어서니 철판으로 만들어진 쇳대가 일제히 얼굴을 돌리고 하룻동안 지친 해가 지친 몸 살며시 눕는다. 그래서 안면도일까?
안면도의 밤은 그렇게 깊어가고, 회 한점, 술 한잔에 익어갔다.
다음날 아침은 흐린 날씨 덕에 늦게 까지 잠을 자고 늦은 아침 해장국에 떫은 눈 씻어내는데 나의 여행 진짜 이야기는 여기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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