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ㅁ 사소한 행복 ㅁㅁ/ㅁㅁ -- 나의 글

[스크랩] 꿈은 이루어진다.

아리랑33 2008. 10. 14. 16:41

언제부터인가.

나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그 꿈들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그 꿈이란 것이

돈을 엄청 벌고 싶다거나

높은 지위로 올라가겠다는 그런  것들이 아니라

그저 생활 속의 자잘한

남들이 들으면 코웃음칠 그런 꿈이니

쉽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작업실에 청소기가 필요했다.

그러나 돈주고 새 것 사기는 아깝고.

그래서 누가 혹시 이사가면서 버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날 저녁 아파트에 이사가고 버린 청소기를

아이들이 끌고 다니지 않는가.

그 청소기를 지금도 작업실에서 쓰고 있다.

 

학교에서  포스터를 넣어 걸어둘 멋진 액자  2개 필요했다.

돈을 주고 사려니 그것도 좀 돈이 아까웠다.

그날 집으로 돌아오는 중

길옆 나무에 은색테가 둘러진 정말 멋진 액자 2개가 놓여있는 것 아닌가.

 

올해 새학기가 시작되어

우리 학급에 학급문고를 만들었는데

2개의 조그만 책꽂이가 있었다.

그런데 어떤 곳에 공모하여

책을 40권 기증 받았다.

또 하나의 책꽂이가 필요했다.

그런데 바로 그날

책꽂이를 누가 버린 것 아닌가.

조금 망가지긴 했지만

교실에 가져다 놓으니

바로 세트가 되어 너무 멋졌다.

 

또 있다.

나의 진짜 큰 꿈은

여행용 차를 구입하여

언제든지 떠나고, 머물고 싶었다.

그런데 최근 작업실에 나오는 분이

여행용 콘테이너 차량이 있었다.

불편하긴 했지만 드디어

지난 주 그 차를 타고

목포에 갈치 낚시를 갔다.

 

시골에 주말마다 들어가는데

 풀뽑고 채소 가꾸는  일 외에

딱히 할일이 없는 터에

등산로가 났으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더니

정말 집옆으로 등산로가 만들어지고 있다.

 

해마다 봄이나 가을이 되면

산골 음악회를 하고 싶었는데

이 가을에 미술 전시회를 곁들인

작은 '산골 음악회'가 열릴 수 있을 것 같다.

 

이렇듯 나의 꿈이란 것이

돈과는 전혀 거리가 먼

나이에 맞지 않는

유치하고  참으로 소박한 것이니

어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인가.

 

시골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

내가 생각하면 이루어진다고

이런소리 저런소리 지껄이는 나에게

남편이 말한다.

"이제 그런 꿈 꾸지 말고

부자되는 꿈꿔"

그러나 나는 말한다.

"그런 꿈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으니

나는 앞으로도 계속 이런 자그만 꿈 꿀거야."라고.

 

그렇다.

나는 앞으로도 절대 큰 꿈을 꾸지 않으리라.

그냥 남들과 더불어

즐겁고 유쾌하게

그리고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만한 곳으로 느끼도록

향내를 풍기면서 살 것이다.

 

친구들아!

작은 꿈을 꾸면서 살자.....

 

 

 

 

 

 

 

출처 : 군산여고 51회 동창회
글쓴이 : 김인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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