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ㅁ 사소한 행복 ㅁㅁ/ㅁㅁ -- 나의 글

[스크랩] 찬바람 불면..........

아리랑33 2006. 10. 23. 23:15

나는 붕어빵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많이 먹지도 못한다.

내가 먹고 싶은 양은 딱 2개이다.

 

바삭하게 잘 구어진 노릿한 붕어빵.

베어물면 그 속에 잘 고아진 팥앙금.

그리고

어묵 국물을 홀짝 거리며  함께 먹는 맛이란

그 어느 맛있는 음식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리고 또 있다.

호떡이다.

호떡도 다 같은 호떡이 아니다.

다 먹을 때까지 바삭한 기운이 사라지지 않고

호떡 속에 넣는 설탕과 계피와 땅콩등이

잘 배합이 되어

꿀처럼 흐르는

그런 호떡이 좋은 것이다.

그래서

호떡을 반죽할 때는

상인들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게 마련이다.

 

봄철이 끝나는6월부터 8월까지

이 호떡과 붕어빵을 먹을 수 없기에

나는 어느 상점 옆 구석이나

빈 공간에 꽁꽁 동여매진

그 수레가 풀려질 찬바람 불 날을 기다리는 것이다.

 

학교에서 집까지 오는 거리가 150미터쯤 된다.

그 길에는

붕어빵장수, 호떡장수, 또 와플장수가 있다.

하루는 붕어빵, 하루는 호떡, 하루는 와플

돌아가면서 즐긴다.

 

아침은 거의 먹지 않고

학교 급식으로 점심을 먹고

학교가 끝날 무렵에는 정말 배가 고픈데

그러기에 이 주전부리는

환상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것을 종종 즐길 수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왜냐구?

대부분 학생들이 가득차 있기에

군침만 흘리면서

돌아오다가

와플을 사가지고 집에와서 먹는다.

 

요즘은

도서실에서 느긋하게 책을 보다가

1시간 반정도 늦게 나오니

학생들은 모두 가고

거의 비어있는 때가 많은데

 

붕어빵을 먹으며

호떡을 먹으며

너무 맛있다고

칭찬을 해가면서

이것 때문에

겨울을 기다린다면서

고맙다면서......

 

1000원의 행복.

 

난 이렇게 하루하루

조그마한 것들을

하나하나 즐기는 재미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출처 : 군산여고51
글쓴이 : 김인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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