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33 2010. 10. 4. 11:43

홍시가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있다.

작년만해도 집앞 단감나무 한그루에 1000개도 넘는 단감이 열려

실컷 따먹고 다못먹어 저온창고에 넣어두었다가

썩혔었는데

올해는 그 옆 감나무에 홍시가 주렁주렁 열려

잘익은 홍시를 따서 냉장고에 얼려 두었다.

그리고 남아서 단지 뚜껑에 꽃 장식처럼 담아두고

햇살 한 움큼 마루에 들여 놓고

사진 한장 찍어 보았다.

 

 

 

해마다 나를 즐겁게 해주는 일들은 다르다.

어느 해는 토마토가 엄청나게 열려 즐겁게 해주고

어느 해는 가지가 또 주렁주렁

어느 해는 오이가

어느 해는 상추가

어는 해는 호박이............

어쨌든

시골에 들어가면 맨 먼저 하는 일이

어깨에 가방을 걸고

텃밭에 가는 것이다.

오이, 가지, 호박, 호박잎, 부추(솔), 고구맛순.

어제 내가 수확하여 요리한 것이다.

그러니 순식간에 제철음식으로 신선한 재료로

반찬을 만들어 먹으니

그맛은 무엇과 비교할 수가 없다.

그저 소금과 참기름과 참깨

또는 고추장과 된장을 넣어 버무리기만 하면 되니

음식을 만드는 시간도 절약되고

돈도 절약되고

끼니때마다 겪는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니

내가 시골을 좋아하고 또 즐겨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뒷산에 알밤이 툭툭 떨어져 내린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뒷산에서 떨어진 밤  줍기만 하면 되니

그 즐거움 무엇에 비하랴.

알밤을 줍는 일은

행복을 줍는 일과 같다.

이른 아침

쩍쩍 갈라진 밤송이 틈에

반짝거리는 알밤은 참으로 우리는 즐겁게 해준다.

그리고 여기저기 구르는 알밤 역시

보물찾기하는 기분이 든다.

 

길가에는 가을꽃들 분주히 피어나

수줍게 피었다 지고 있다.

요즘 피는 꽃들은

물봉선, 갈퀴나무꽃, 취꽃, 박하꽃 ,짚신나물꽃,.....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찬란한 가을 햇살아래

모든 생명들은 바쁘게

계절을 느끼며

마지막 갈무리하고 있다.

 

아!

이 가을이 없었으면

지난 여름 어떻게 지냈을 것인가.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서늘한 바람 살랑이는 이 계절이 없었더라면

어떻게 또 겨울을 맞이할 것인가.

 

가을!

참으로  복된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