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ㅁ 사소한 행복 ㅁㅁ/ㅁㅁ -- 나의 글
[스크랩] 해바라기꽃이 피었어요.
아리랑33
2009. 9. 7. 00:16
참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올 봄에 해바라기씨를 구해서
땅한켠에 심었더니
몇포기 싹이 텄다.
그 해바라기 모종을
강가에 심었다.
이곳저곳 다니다보니
키작은 해바라기는
몇달전부터 피었던 것 같은데
강가에 심은 해바라기는
언제 꽃이 필것인지
영 신통찮았다.
혹시 너무 늦게 심어
아예 꽃이 피지 않는 것은 아닐까
걱정을 하였는데
키가큰 해바라기는
꽃이 피지 않은 것이
종종 내 눈에 띄었다.
이주일전에 드디어 꽃의 행태가 자리잡더니
지난주에는 확연히 꽃받침의 크기가 커졌다.
이번주에 들어갔을 때
드디어 샛노란 얼굴로 나를 반기고 있었다.
이 감동....
그런데 옥의 티.
강가에 심었더니
꽃의 뒷모습만 보이고
결국 꽃을 잘 보기 위해서 강가로 내려가
그동안 풀속에서
용하게 살아남아
함성지르는
꽃들과 만났다.
이 꽃을 보기위해
몇달간을 애타게 기다렸었다.
풀도 매주고...
그러나 여름날 무더위속에
어찌할 수 없어서 그냥 두었더니
온통 가시덤불로 뒤덮혔지만
그래도 억척스럽게
그 풀들 이겨내고
훌쩍 커서
비로소 자신의 존재들을 드러낸
대견한 꽃들이다.
겨우 해바라기꽃 하나가지고
이렇게 호들갑스럽게 구는 이유는
그 기다림이 너무 컸던 탓일게다.
올해의 이 씨앗을 잘 갈무리해 두었다가
내년에는 내가 다니는 산책길에
해바라기를 가득 심을 것이다.
이제는 키큰 해바라기만 심을 것이아니라
키작은 해바라기도 함께 심어서
외로운 산속
호젓한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을 위하여
뜻밖의 선물을 마련할 것이다.
수줍은 구절초
익모초꽃
해바라기꽃 아래 피어있다.
출처 : 군산여고 51회 동창회
글쓴이 : 김인정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