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ㅁ 사소한 행복 ㅁㅁ/ㅁㅁ -- 나의 글

[스크랩] 성공!!! 와!!!! 성공

아리랑33 2008. 9. 3. 15:06

바퀴

나에게 바퀴는 두려움의 대상이면서

정복해야할 인생의 마지막 숙제 같은 것이었다.

 

교사가 되자 마자 맨처음 계획한 것이 운전이었다.

그때가 1981년이었는데

시골로 발령이 났기에

선생님들과 함께

영업용 택시 폐차를 구입해서

운동장에서 연습을 했다.

그런데  후진으로 s자를 그리다가

축구골대에 부딪혀

운전배우기를 포기한 후

 

20년도 더 지난 후

직장 카풀때문에 속이 상해

뒤늦게 면허증 취득했지만

아직도 나에게는 굴러가는 것에

울렁증이 있다.

사실 자동차 운전을 배울때에도

4바퀴라 절대로 넘어지지 않으니

안심하고 배우라는 말에 힘입은바 컸었다.

어쨌든 장롱면허이기에

지금도 굴러다니는 그 수많은 동체들 속에서

소외당해야 하는 슬픔을

남들은 모르리라.

외로울 때

울적할 때

무한자유를 느끼며

어디론지 내달리고 싶지만

언제나 공상 속에서 허무하게

좌절을 하고만다.

 

또 하나 있다.

바로  '자전거'이다.

중학교 시절

짧은 다리로

운동장에서 자전거를 배우다

다리도 할퀴고

또 내릴 때마다 넘어져

절대 자전거를 타지 않겠다고 생각한 후

40년도 넘게 흘렀다.

 

그렇지만

내 옆을 스쳐 달리는

두바퀴의 유혹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좀더 나이먹기전에 꼭 이루어야할

도전과제였다.

 

언니가 자전거를 배웠다는 소리를 듣고

눈이 번쩍 뜨였는데

마침 언니가 나를 위해 얻어두었다는

초등생용 자전거를 가지고 집에 와

한쪽에 두기 두서너달.

보조바퀴를 달려고 했으나

낮아서 괜찮다는 소리를 듣고

그날부터 연습을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잡아주지 않아도

넘어지지 않고 굴러가는 것이었다.

조그맣기 때문에 다리만 짚어도 되었으니...

 

그렇게 10번정도 탄 후

드디어 아파트에 입성하여

약간 좁은 길도 다닐 수 있게 되었는데

아직도 정복하지 못한 것이

어른용 자전거였다.

 

남편과 함께 학교 운동장에 갔는데

남편 자전거를 주면서 올라타라하는데

아니?

남편이 하라는 대로 훌쩍 자전거에 올라타 혼자 휘휘 달리니

초등생용 자전거는 이제 시시한거다.

내릴 때 아직도 두려움에 떨지만

그래도 혼자서 남편도움없이

달리니

온세상 다 얻은듯

환호작약하여

"와우!!!! 성공이다, 성공" 소리치면서

어두운 학교 운동장을 달리고 또 달렸다.

 

멋진 헬멧을 쓰고

멋진 옷을 입고

멋진 안경을 쓰고

바퀴와 한몸이 되어

달리고 또 달리리라..........................

 

 

 

 

 

 

 

출처 : 군산여고 51회 동창회
글쓴이 : 김인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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