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ㅁ 사소한 행복 ㅁㅁ/ㅁㅁ -- 나의 글
[스크랩] 작품을 끝내고......
아리랑33
2007. 5. 2. 23:56
이제 한시름 놓는다.
그동안 성옥이와 나는
저녁에 작업실에가서
손에 물감 범벅을 하며
판화 작업에 매달렸다.
그러다보니 한달동안
집에서 한번도 밥을 해 먹지 않았다.
그건 성옥이도 마찬가지다.
작업을 끝내고 출품을 하니
이제 좀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다.
아니 마음의 여유를 되찾은 것 같다.
판화는 묘한 매력이 있다.
판화는 판이라는 간접적인 매체를 통해서
표현이 되기 때문에 물감을 잉킹하여 찍었을 때
뜻밖의 효과에 놀람과 기쁨과 감격과 황홀함까지 맛보지만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을 때에는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
온몸의 힘이 다 빠져 나간다.
이번의 작업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마지막까지의 작업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팽팽하게 긴장되어 조그마한 일에도
신경이 예민해진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나에게 또다른 행복을 안겨주었다.
정말 판화의 길로 주저함없이 나의 인생을 던질만하다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그동안 목판은 별로 해보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목판을 여러개 한꺼번에 했기때문에
별로 잘 나오지 않았어도 나는 정말 잘 된 작품처럼 기쁘다.
앞으로는 어떻게 하면 된다는 것을 안 것 자체가 나에게는 큰 소득이기에...
당분간 나는 판화에 정진하려고 한다.
나도 모르겠다.
다만 작품을 통하여 사람들과 의사소통하고 싶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대상을 좀더 세밀하게
그리고 좀더 따사롭게
바라보면서 살아갈 것이다.
출처 : 군산여고51
글쓴이 : 김인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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